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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마이너]김윤호 사망사건에 장애계 “화순군, 장애인 거주시설 즉각 폐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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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64회   작성일 21-11-2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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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에 멍투성이로 사망… 장애인 학대 정황 ‘수두룩’
화순군의 방치, 전라남도의 방임, 복지부의 외면으로 일어난 ‘인재’
화순군, 장애계 요구에 “공식 사과하고 시설 폐쇄할 것”

전남장차연은 23일 오전 11시 화순군청 앞에서 화순군 장애인 거주시설 의문사 진상규명 및 시설 폐쇄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제공 전남장차연전남장차연은 23일 오전 11시 화순군청 앞에서 화순군 장애인 거주시설 의문사 진상규명 및 시설 폐쇄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제공 전남장차연


화순군 장애인 거주시설 동산원에서 사망한 김윤호 씨의 죽음에 대해 장애계가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해당 시설을 즉각 폐쇄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6월, 화순군 동면에 있는 장애인거주시설(개인운영시설) 동산원에서 발달장애인 김윤호 씨(18세)가 사망했다. 


동산원과 사랑의집은 강 아무개 목사 부자가 실질적 운영을 맡고 있다. 동산원은 강 목사의 큰 아들이 운영하는 시설로, 지난 2017년에 처음 설립되어 김 씨 포함 총 15명의 지적장애인이 거주하고 있었다. 바로 옆에는 강 목사가 운영하고 있는 또 다른 개인운영시설 사랑의집이 있다. 이곳에는 총 28명의 지적장애인이 거주하고 있다. 강 목사의 큰 아들은 김 씨 사망사건 이후 억울하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랑의집의 경우 지자체에서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지만, 동산원은 지원받지 않고 있다. 지난 2012년, 정부가 시설 양성화 정책을 실시하면서, 미신고시설을 법정시설로 전환한 시설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으나, 이후 설치된 개인운영시설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 목사 부자는 두 시설을 마치 하나의 시설처럼 운영하고 있었다. 김 씨는 지난 2019년 사랑의집으로 처음 입소했지만, 중간에 시설 측이 가족에게 아무런 고지 없이 동산원으로 김 씨를 옮겨 생활하게 했다. 시설 측이 김 씨를 동산원으로 옮긴 이유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 온몸에 멍투성이로 사망… 학대 정황 ‘수두룩’


지난 6월 5일, 동산원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김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멍 자국과 상처가 가득한 김 씨의 몸을 본 병원 의사가 경찰에 학대 의심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남장차연) 등 장애인권단체들은 지난 6월 10일, 즉각 화순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태를 방관한 화순군을 규탄하며 철저한 수사와 처벌, 그리고 시설 폐쇄를 촉구했다. 그러나 시설 폐쇄 권한이 있는 화순군은 최근까지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시설을 방치해왔다. 


그리고 지난 20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김 씨의 죽음이 뒤늦게 재조명됐다. 보도에 따르면 김 씨의 죽음은 국립과학수사원 부검 결과, ‘사인 불명’으로 나타났지만 목과 코에서 질식 소견이 나왔다. 또한 제작진의 자체 실험을 통해 무릎 안쪽의 상처는 외력에 의한 강한 압력이 있어야만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즉, 김 씨가 ‘자해’ 혹은 ‘개구리 자세’를 하는 바람에 상처가 생겼다는 시설 측 주장과는 달리, 김 씨의 몸에서 다른 사람의 학대가 의심되는 여러 정황이 밝혀졌다. 


게다가 보도에 따르면 시설에서는 거주인에게 맞지 않은 약물을 복용시켰다. 김 씨는 평소 아버지로부터 받아온 처방 약물 외에도, 시설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또 다른 약물을 처방받아 복용해왔다. 부검결과, 시설 측이 김 씨에게 김 씨의 증상과 정반대로 쓰이는 우울증 치료제를 준 정황이 발견됐다. 약물을 처방한 사람은 강 목사의 큰 며느리다. 


시설 내 폭력은 김 씨에게만 일어나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다른 장애인 거주인에게도 손목 괴사 등 장애인 학대가 의심되는 흔적이 발견되었으며, 전·현직 종사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강 목사와 그의 가족들은 장애인 거주인을 폭행하고 방임했으며, 입소 장애인들의 노동력을 착취했다는 점도 밝혀졌다. 


시설에서는 터무니없이 낮은 단가로 거주장애인들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동산원은 한 끼 식대 단가를 81원으로 책정해 부실한 식단을 제공했다. 또한 시설 인력 기준(거주인 5명당 1명)을 위반해 거주인 15명을 단 한 명이 지원하고 있었다.  


- 화순군의 방치, 전라남도의 방임, 복지부의 외면으로 일어난 인재


이에 전남장차연은 23일 오전 11시 화순군청 앞에서 △장애인 거주시설 부실 관리감독에 대한 책임 인정·공식사과 △장애인 의문사 진상규명 및 합동 특별감사 △탈시설 지원계획 수립 △동산원·사랑의집 즉각 폐쇄 등을 촉구했다. 


김 씨의 가족을 대리하고 있는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는 시설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학대 사건이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중증장애인은 어렸을 적 시설에 입소해 나이가 들 때까지 평생을 시설에서 살아가고 있다. 국가는 이런 일이 반복할 때마다, 늘 권한 타령만 하고 있다”라며 “중증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다가 범죄 피해를 보면 군이나 도청에서는 시설에 넣으려고 한다. 그래야 관리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은 관리를 당하는 것이 아닌, 존엄한 인간이다. 국가와 지자체의 행정편의적인 생각이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다. 국가는 진지하게 탈시설을 고민하고 지역사회에서 같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서미화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전남장차연


서미화 전남장차연 상임대표는 “5개월 전에도 우리는 시설 폐쇄를 요구하며 이 자리에 섰다. 그러나 여전히 김 씨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은 되지 않았다”라며 “화순군과 전라남도는 무엇을 했나. 당신의 자녀가 온몸에 멍이 들어 주검이 되어 왔다면, 그냥 가슴에 묻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그 시설에 보낼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사랑의집과 동산원은 이미 보건복지부와 전라남도가 실시한 장애인거주시설 인권실태조사를 통해 학대 정황이 보고되어 시설 폐쇄가 요구되었지만, 보건복지부, 전라남도, 그리고 시설에 대한 직접적인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화순군은 시설을 방치했다. 


서 대표는 “사랑의집과 동산원은 과거에 이미 학대가 밝혀진 시설이지만,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다가 18살의 나이에 김 씨가 세상과 이별했다. 이는 화순군이 방치하고, 전라남도가 방임하고, 복지부가 모른척해서 일어난 인재”라며 “더 이상 장애인 거주시설을 방치할 수 없다. 화순군은 당상 시설을 즉시 폐쇄하고 탈시설-자립지원 예산을 마련하라”고 규탄했다. 


- 화순군, 장애계 요구에 “공식 사과하고 시설 폐쇄할 것”


장애계가 화순군에 거듭 공식 사과를 촉구하자, 화순군청은 전남장차연 기자회견이 끝난 뒤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서봉섭 화순군 사회복지과장은 화순군청장을 대신해 “장애인 거주시설 부실 관리감독을 인정하며 공식 사과문은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에 보도하겠다”라며 “장차연을 포함해 장애인 단체와 화순군 합동으로 12월 중 장애인 거주시설 특별감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보건복지부의 탈시설 로드맵에 맞춰 탈시설 자립생활지원 중장기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내년도 3월 추경 시 연차별 예산을 반영하겠다. 문제가 된 장애인 거주시설의 경우, 탈시설 로드맵에 따라 빠른 시일 내에 단계적으로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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